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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남성향/PC] 미육의 향기(媚肉の香り)


타이틀 : 媚肉の香り~ネトリネトラレヤリヤラレ~
제작사 : ELF
장르 : AVG
발매일 : 2008년 3월 28일
공략 사이트 : http://gamerssquare2.web.fc2.com/binikunokaori.htm





거리


미나미 타쿠야는 여자 친구와의 졸업여행 자금 마련을 목표로 아르바이트에 매진 중인 평범한 대학생. 여자 친구인 신도우 유키의 소개로 타쿠야는 미사와 가에서 수험을 앞둔 고등학생 오토하의 과외 선생으로서 일하게 된다. 그의 지도를 받은 오토하의 성적이 오르자 미사와 가의 젊은 안주인인 카오리는 타쿠야에게 여름 방학 동안 미사와 가에 머무르며 오토하를 지도해 달라고 부탁하고, 타쿠야는 그것을 받아들이는데...






체감상평

2008년에 엘프社에서 발매한 네토라레물(이하 NTR) 겸 본인 최애작을 오랜만에 플레이했다. NTR이란 자신은 연인이나 배우자가 다른 사람에게 육체, 정신적으로 빼앗게는 것에서 쾌감을 느끼는 고차원적(
이라고 쓰고 변태적이라고 읽는다)인 성적취향 및 장르를 일컫는 말. NTR을 전면에 내건 게임답게 무려 부제가 'ネトリ(뺏고)ネトラレ(빼앗기고)ヤリ(하고)ヤラレ(당하고). 부제로 저 정도니, 이쯤 되면 정말 이쪽 계열로 센 게임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분명 NTR적 요소가 존재하긴 하지만(대표적으로 전체 배드 엔딩. 정말 뒷맛이 더럽다), 어딘가에서 음모가 꿈틀꿈틀할 것 같은 음침한 분위기는 미스테리 저택물의 그것과 닮아있다. 진엔딩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배드엔딩들을 거치면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탄탄한 서스펜스를 자랑하면서. 그러나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가볍지 않은 주제를 부담스럽지 않게 잘 풀어냈다는 것이다. 수준급의 CG라던가, 적절한 BGM과 연출이라던가는 거들 뿐. 노골적인 대사나 H씬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본인이지만 그것을 다 포함하더라도 충분히 역대급의 명작이었다. 게임을 제작한 엘프社는 줄곧 여성향 게임만 했던 본인에게는 지나가는 바람에 어쩌다 들어본 이름이지만, 90년대 일본에서 업계 탑을 달렸다는 이야기(지금은 하락세)가 종종 보았던 기억이 있다. 과연, 그 이야기가 허언이 아니었구나.






스템



옵션은 일반적인 미연시 게임과 다를 것 없다. 이 게임의 차별성은 옵션보다는 미사와 저택을 3D 이동맵으로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이다(텍스트 게임 주제에 사양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처음 플레이할 때는 꽤 신기해서 목적지로 바로 안 가고 이리저리 돌아다니지만, 막판에 가면 꽤 귀찮다. 그러나 2회차 플레이하다 보니, 이 게임 전반에 깔린 음모와 그에서 비롯되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생각하면 반드시 필요한 장치인 듯. 그래도 귀찮은 건 변하지 않는다.






래픽



최상급, 학점으로 말하면 A+. 액자 유리에 물리책 반사되는 것까지 표현한 섬세함은 둘째치더라도, 대놓고 색기 풀풀 날리는 언니 컨셉 일러스트는 본인을 넉다운시키기 충분했다(아저씨마냥 조-옷타, 를 연발하며 플레이한 본인;). 혹자는 여캐 떡대가 범상치 않다고 까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본인은 이쑤시개보단 육덕이 좋기 때문에, 상관 없다. 남성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게임이라 속옷 노출씬이라던가, 가슴을 강조한 CG가 대부분이라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법한데 워낙 퀼리티가 좋아놔서. 부담스럽다는 생각보다는, 참 꼴리게도 잘 그려놨다는 감상(몇몇은 좀 과하긴 함). 옷 위로 얇게 뜬 속옷 라인이라던가, 살짝 보이는 속옷은 대놓고 보여주는 요즘 게임과 다른 은근한 맛이 있다.



하도 취향 직격이라 원화가를 찾아봤다. 이
치카와 사야사(市川小紗). 검색해보니 코코로( コ·コ·ロ…/98년 당시로선 파격적인 근친상간을 다루어 일본에서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킨 게임)에서 원화를 담당한 일러스터란다. 지금은 수영선수먀냥 튼실하지만 저 때는 그림이 좀 로리로리했구나. 아무튼 이쪽 방면으론 능력치 만렙 찍은 게임 제작사와 쥑이는 일러스터가 만나니 그림들이 아주 꼴릿꼴릿. 좋은 조합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게임이 유명한 것은 '움직이는 H씬' 덕이 클거다. 본인이 플레이 전 본 소개글만 해도 이 점이 아주 부각되어 있었으니 말이지(더불어 스포일러도 같이 당했다는 슬픈 이야기도). 2D 텍스트 게임에서 H씬이 움직여봐야 왕복운동(?)에서 까딱거리다가 말겠지, 싶었지만. 이게 왠걸, 의외로 부드럽게 움직여서 놀랐다. 그 부분만 애니메이션인 듯. 무브먼트가 레알이더이다.





운드



미육의 향기에서 마음에 드는 점을 꼽으라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한가지는 정적을 잘 활용할 줄 안다는 것일 거다. 때로는 BGM을 까는 것보다는 정적이 효과적일 때가 있는 법. 특히나 전체 배드엔딩에서 비 오는 날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의 그 긴장감이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런 건 정말 중요하다. 그 밖에는 뭐. 요즘 게임치고 BGM을 잘못 쓰는 일이 웬만하면 없으니, 그 부분에선 so so. 딱 들었을 때, 좋다!, 라고 느껴지지는 않지만 적절하다는 감상. 다만 BGM에 제목이 안 붙어 있는 점은 재미있다. 게임 진행에 BGM은 극히 보조적인 수준에 머물러서 그런 듯. 왠지 고전 게임 같다는 생각.






마케(이 밑부터는 스포일러가 드문드문 있습니다, 아마)



미육의 향기 오마케는 1층에 잠겨 있는 3개의 문으로 표현되어 있다. 처음에는 제작사느님의 깊은 뜻을 모르고 만들어 놓기만 하고 못 들어가, 궁시렁-모드 였지. 아무튼 플레이를 도중, 혹은 어떤 엔딩을 클리어하면 열쇠를 얻어 문을 열 수 있다. 하나는 속옷 도둑 사건에서 득템할 수 있었고, 나머지 두 개는 오토하와 카오리 엔딩 클리어하면 볼 수 있었나 그럴거다, 아마.



3개의 오마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사건의 진상을 설명하고 있는 '미육의 카오리(媚肉の香織)'일 거다. 일본어로 향기를  '
미육의 카오리가 중요한 이유는 본스토리에서 단 몇줄로 끝나는 음모의 진상을 당사자의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우연인 줄로만 알았던 사건들이, 사실은 씨줄, 날줄 촘촘히 엮인 필연이었다는 것도 놀랍지만, 모두가 호감을 가질만한 인간이 실은 최종 보스롤에 위치한 악역이었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보여준다는 점이 충격적. 물론 그렇게 성장할 수 밖에 없던 이유가 언급되기는 한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마지막까지 그것을 극복할 생각조차 없기 때문에(마지막 대사가 압권임) 더 충격이 컸다.


미육의 카오리 맞은 편에는 코스튬 룸이다. 일상 대화에서 이 곳에서는 일상 대화 시 캐릭터들이 입을 옷을 지정할 수 있다. 캐릭터 전원 다 가능. 예를 들어 위 캡쳐 같이 세라복을 고르면 일상 대화에서는 항상 그 코스튬으로 등장한다. 야겜답게 알몸 코스튬도 존재한다(단 사야는 없음. 진히로인이라 특별취급임). 엘프는 남덕후들을 너무 잘 안다. 단 한가지 치명적인 흠은 남자 알몸도 존재한다는 거. 소수의 여성 게이머 및 성적 소수자들을 위한 거라면 필요 없는데; 이 게임 남캐들은 미육의 카오리 루트 아니면 등장하지도 않는 주인공군이 외적으로 제일 멀쩡한 캐릭터인데 뭐하러 비루한 남캐 알몸을...(이 게임은 본격 후로레즈 양성하는 게임임) 그러고보니 주인공군만 단벌신사군. 쫙쫙 늘어진 그 주황색 티에 베이지 면바지. 안습이로다.


마츠의 서재는 속옷 도둑씨의 방에서 득탬한 열쇠를 이용해서 열 수 있다. 이 방에선 대사 없이 순 H씬 애니메이션만 관람할 수 있는데 H씬을 안 즐기는 본인에겐 별로 쓸모 없는 방이었다. 사야 진엔딩 클리어 후 후일담 보러온 거 빼고는 온 일이 없어서(근데 그거도 H더군). 에, 또 책상 위 노트를 누르면 NG CG를 볼 수 있으니 보고 싶은 분들은 보시길. 본인은 OK CG나 NG CG나 뭐 어쩌라고, 하는 생각.





롯과 스토리

미육의 향기는 캐릭터 별로 개별 루트가 있다기 보다는, 스토리를 관통하는 메인 시나리오가 있고 그 곳에서 가지 쳐 나온 수많은 배드 엔딩들(...) 外 기타 등등이 있는 구조다. 즉, 진엔딩은 오직 하나, 분기에서 선택지 잘못 선택하면 바로 베드 엔딩이란 소리. 처음에 본인은 공략 안 보고 하다가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서 기차 타고 혼자 쓸쓸히 졸업 여행 가는 CG가 뜨더이다;; 그밖에도 속옷 도둑으로 몰려서 흠씬 두드려 맞고 쫓겨나거나, 살인죄로 감방 가거나 외 기타 등등의 버라이어티한 배드 엔딩이 코스 요리로 준비되어 있으니, 난 배드엔딩은 싫다!하는 분들은 공략 보고 하는 게 좋을 듯하다.


아무튼! 처음 시나리오를 진행하다 보면 본인은 왠지 모를 꺼림칙한 기분을 느꼈는데, 그 이유는 분명 다른 상황임에도 같은 선택지가 도출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는 거다. 예를 들어 주인공군이 감방 가는 엔딩을 생각해 보면 


주인공군이 카오리를 보고 꼴림
→범한다, 범한다, 범한다, 범한다
→둘이서 '너랑 나랑은 그렇고 그런 사이니까(feat. 장기하와 얼굴들)'가 됨
→유키가 애인의 변심을 눈치 채고 마츠타로에게 폭로
→카오리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마츠타로를 어쩌다가 주인공군이 죽임.
→'살인'죄로 감방行

이 게임은 꿈과 희망이 없는 NTR물을 표방하니까 그러려니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꽤 묘한 상황인 걸 알 수 있다. 주인공군은 여자가 궁한 상태도 아니고(무려 애인하고 한창 불 타오르는 연애 3개월차, 미사와가에 머무른 다음에도 종종 찾아옴), 여타 미연시 주인공(이라고 쓰고 발정난 개새끼라고 읽음)들처럼 할렘 구축에 열을 올리는 타입도 아니다. 오히려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남을 도우려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순간적인 충동을 이기지 못해 호감을 갖고 있는 카오리를 범한다? 그것까진 한순간의 미혹으로 그렇게 됐다 쳐도 감옥을 가게 되는 죄목이 한결같이 '강간'이 아닌 마츠타로 '살인'이라는 점에서 플레이어는 주인공군을 감싸고 있는 불온한 음모의 기색을 느낀다.


그러나 시나리오 내내 플레이어가 알 수 있는 단서는 한정적이다. 일단 추리물이 아니니 주인공군은 사건과 연관되어 있지만, 적극적으로 알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주인공군은 주변인처럼 보인다. 오토하 루트에서 떨어뜨린 아키히코의 자료를 통해 카오리의 성장이 불우하다는 것 정도는 알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이렇게 누적된 의혹들은 막판에 엄청난(!) 반전을 이루는 밑거름이 된다. 그것도 비 오는 날, 마츠타로가 죽어 이제는 비어버린 미사와 저택, 사야에게 전화를 하지 않으면 살아있는 생지옥을 볼 미사와 부부의 침실에서. 주인공군을 둘러싸고 있는 부족할 것 없는 현실은 실은 거짓이었고, 선인이라고 생각했던 카오리는 악인이었고, 악인이라고 생각했던 리츠코는 선인이라는 사실이 그동안 쌓인 의혹들과 맞물려 플레이어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다. 그리고 그 루트가 전원 배드엔딩 루트라면 그 충격은 배가 된다. 플레이어 정신 퇴갤시키는 엔딩이라는 말이 절대 빈말이 아님. 엘프 이 독한 것들.


하지만 반전을 통해 음모의 진상만을 밝히는 게임이었다면 본인이 이렇게 홀릭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진엔딩으로 선택지를 제대로 선택했을 경우, 플레이어는 반전을 뛰어 넘는 감동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그 감동의 중심에는 게임 초반에는 도저히 가까워질 것 같지 않던 주인공군과 진히로인 사야가 있다. 어리숙한 주인공군을 무시하던 사야와, 사야를 기분 나쁜 여자라며 피하던 주인공군이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점점 가까워지는 과정은 인간은 이중적이지만, 인간 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더 나은 인간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생각(물론 위기를 벗어나는 상황은 급전개). 영화 <이보다 좋을 순 없다>에서 잭 니콜슨이 그랬었지. "당신은 나를 더 나은 남자로 만들어요(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라고. 이 둘은 서로에게 그런 존재였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 뒤 둘이 H를 하면서 나누는 대화(미육의 향기는 중요한 대화가 H 중에 나와서 넘길 수가 없...)를 들어보면 이전보다 성장한 둘을 볼 수 있으니까. 잘 자라준 자식들 보는 훈훈한 기분과 함께.





릭터 감상



미나미 타쿠야 [이름 변경 없음]

평범한 대학생으로 신도 유키와 교제중이다. 부모님은 어릴적에 사고로 타계했고 그 때문에 병원에 대하여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유키가 소개해준 과외를 하다가 본작의 사건에 휘말려들게 된다.

알게 모르게 할렘을 구축하고 있었던 주인공군(물론 그 중 한명은 있으니만 못한 꽃뱀냔). 사야 표현에 따르면 '바보 같을 정도로 좋은 사람'카오리 표현으로는 '거기가 큰 타쿠야군'이지만... 첫 플레이 당시에는 자꾸 특정 신체부위로만 향하는 주인공군의 시선에, '그래, 미연시 주인공은 다 그렇지 뭐.' 하면서 시니컬한 본인이었다. 그런데 플레이하면 할수록 의외로 개념 있는 모습에 점점 호감형이 되었다가, 미육의 카오리 플레이하고 본인 내부에선 성인 반열에 올랐다. 흥분제 어택에도 거기까지 참을 수 있는 절제력이라니. 바보라 가능했을지도. 아무튼, 역시 남성향/여성향 불문하고 가장 센 캐릭터는 복흑도 아니요, 얀데레도 아니요, 바로 바보인 주인공이라는 것을 재확인한 순간이었다.






신도 유키 [CV. 쿠로가와 나미]

시로쿠니 여자 단기 대학 2학년으로 타쿠야와 교제중이다. 밝고 활달한 성격으로 누구와도 쉽게 어울린다.

처음 플레이했을 당시, 본인은 사건의 흑막으로 유키를 찍었더랬다. 탓군, 탓군하는게 귀엽긴 했지만, 활발한 캐릭터=복흑, 사건의 흑막이라는 내 맘대로 미연시 법칙에 따른 지레짐작. 하지만 유키는 이복언니 카오리한테 협박 당한 불쌍한 여자애에, 진짜로 주인공군을 좋아하고 있어서 본인은 미안해졌다. 그것도 애정에 굶주린 아이라는 것에서 더욱(어찌된 게 이 게임 캐릭터들은 죄다 애정 결핍이다). 그래도 진엔딩에서 너 강간할 뻔한 노란 머리하고 썸씽 생기는 건 좀 아니었어, 얘야. 배드엔딩에서 겁나 분노했던 나는 뭐가 되는거냐, 도대체.


아무튼, 유키가 더 슬픈 건 엔딩에서 쩌리픨이 난다는 거다. 유키가 미사와가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것을 수락하지 않으면 둘이서 조촐하게 졸업 여행을 떠나는데, 배드 엔딩에서 뜰법한 주인공 멘트가 왠지 찝찝한 기분. 그래도 CG가 뜨기 전 '이것으로 좋았어, 반드시.'라는 주인공 독백이 참 좋았다. 유키도 귀엽고. 좋은 게 좋은 거지.





미사와 오토하 [CV. 하라다 히토미]

고등학교 3년생. 일류 대학을 목표로 공부중으로, 주인공에게 과외를 받고 있다.

이 게임에서 얼마 안 되는 표리일체형 인간. 표리부동형 인물이 난무하는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정화의 기운을 주는 캐릭터랄까(힘을 내세요, 용자여!류). 아가씨답게 흑발에, 얼굴도 참하게 예쁜고, 다 좋은데, 목소리가 앵앵거려서 심히 거슬렸다. 그나마 거드름 피우는 류가 아니라, 의외로 강단도 있고 곧은 아가씨라서 그럭저럭 참을 만을 했지만(그래도 H씬 신음만은 어떻게 해도 극복이 안 돼).


그러나 전개되는 시나리오는 캐릭터 중에 제일 별로였다. 카오리가 불우한 가정에서 자랐다는 건덕지 하나만 달랑 주고 진상은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으니. 게다가 주인공군은 마츠타로 살해 혐의로 형무소 수감에, 순정녀 오토하는 그런 주인공군 뒷바라지 하느라 대학도 못 가, 재산 상속도 포기해, 결국은 주인공군을 제외한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비극, 희극 안 가리고 좋아하긴 하지만 이런 비극도 아니고 희극도 아닌 애매모호한 결말은 뒷맛이 너무 나쁘다. 둘이 행복해 보이는 거 하나만 다행인 엔딩. 굳이 비유하자면 가난한 집으로 딸 시집 보내는 친정 엄마 기분.





미사와 카오리 [CV. 미소노 아스카]

미사와 마츠타로의 두 번째 부인. 오토하의 계모. 상당한 미모와 몸매의 소유자.


이 게임의 최종보스. 남성 플레이어 분들은 카오리 보고 여성 불신증이 0.1% 정도 깊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렬한 캐릭터였다. 첫 레이프 엔딩 H 중 대화가 강간에 저항하는 여성의 말이라기 보다는 남자의 정복욕을 자극하는 말인 것 같더라니. 오토하 루트에서 떡밥 투척에서 대충 눈치는 챘지만, 막판에 확인 도장을 쾅 찍어주는 스토리를 보자니 시쳇말로 '눈 뜨고 코 베인' 기분이었다. 이 게임의 모든 인간, 심지어 플레이어 조차도 카오리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는 장기말에 불과했던 거. 카오리는 정말 꽃뱀의 정석이었다.


카오리의 더 돋는 점은 정신 세계가 정상인의 범주에서 한참 벗어나 있단 거다. 어렸을 때부터 삐뚫어진 애정 밖에 접하지 못한 카오리에게 남자는 그녀의 돈줄, 남녀 관계는 사업 상의 비즈니스일 뿐이었던 거다. 그녀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남자들의 동정과 관심은 당연하게 여긴다. 마치 이토 준지의 토미에처럼. 다른 점은 토미에를 사랑한 남자들은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녀를 죽이지만, 카오리를 사랑한 남자들은 그녀에게 모조리 집어 삼켜진다는 거겠지. 그녀에게 신선하게 다가온 주인공군이라고 다를 건 없었다. 카오리의 시험에 드는 순간 그 끝은 금니까지도 오독오독 씹혀지는 거였으니. 주인공의 최후가 복상사라는 점에서 역시 카오리, 라는 생각부터 들은 건 나뿐이냐(엔딩 CG가 죄다 헐벗고 있어서 올릴 방도가 없군).

+) 카오리는 주인공군과 사야가 가까운 사이가 된 걸 끝까지 몰랐던 걸까? 자신감 때문인가, 흠.





카노 사야 [CV. 도도 아사코]

카노 리츠코의 딸. 낮에는 간호사로 일하고 남는시간에는 사법시험 공부를 한다. 날카로운 인상의 쿨한 미인이지만 빈정거리는듯한 말투를 사용한다.



처음엔 진히로인이 맞나 헷갈렸다. 분명 진히로인이라고 들었는데, 주인공군과 제일 사이가 먼 게 사야였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사야가 붙임성 있는 성격도 아니고, 사회인이니 집에 있는 시간도 적고. 도대체 어떻게 엮을 작정인지 투덜거렸는데, 세면실에서 매일 서로 출근도장 찍더니 어느새 같이 있는 게 어색하지 않은 사이가 되어 있더라. 창문을 등진 채 앉아서 대화를 나누다가 키스하는 장면은 정말이지 최고였다. 엘프... 이 귀신 같은 놈들. 사야가 주인공군한테 언제부터 호감을 갖고 있었냐는 점만 잘 풀어줬으면 최고일 뻔 했는데. 3개월의 선행 기간이 있었느니 그 동안 반했다고 믿어야 하나. 누가 설명 좀.


사소한 점 하나에서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사야는 정말 좋은 아가씨다. 시니컬한 외모와 반응과는 달리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깊은 내면은 안 좋은 반전만 가득한 이 게임에서 기분 좋은 반전이었으니까. 사랑과 남자에 대해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는 점은 쿨한 성격을 생각해보면 꽤 의외였다. 주변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가지만 서도. 아빠는 능력 없는 찌질남이고, 엄마는 보기에 별로인 에로 오야지 마츠타로를 십수년 넘게 짝사랑 중이니. 주인공군처럼 바보 캐릭터 아니였으면 사야는 영원히 제자리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결혼식 장면에서는 울컥울컥하는 게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그 사람의 아이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된 사야가 되기까지, 사야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는지 아니까 말이다.





카노 리츠코 [CV. 아라이 시즈카]

미사와 마츠타로의 전처인 미사와 사에코의 동생. 사에코 사후 미사와가에 입주하여 살고있다. 카오리를 굉장히 싫어하며, 주인공에게 미사와가에 관계되지 말라는 경고를 자주한다.


첫인상은 기분 나쁜 아줌마, 하지만 알고 보면 주인공군 생각하는 착한 아줌마인 리츠코. 언니 사에코의 부탁으로 미사와가에 입주. 올블랙에 츤츤거리는 게 까칠해보이지만 의외로 순정녀다. 대상이 에로 오야지인형부인 마츠타로라는 게 에러지만. 모전녀전이라고 사야의 범상치 않은 성격은 리츠코한테 물려 받은 듯. 팬디스크로 가면 주인공군과 리츠코하고 맺어지는 엔딩도 있다. 나이차가 얼마야, 이게.





미사와 마츠타로 [CV. 호우키 카츠히사]

미사와 가의 주인. 대기업의 회장직에서 은퇴하여 여러가지 취미생활로 노후를 즐기는중.


부인 잘못 들여서 어느 루트로 가든 거진 죽는 엔딩이 80%인 에로 오야지. 그런데 워낙 해놓은 게 많아서 불쌍하진 않다. 남친 있는 앞에서 유키 다리에 집착하는 꼬라지하고는. 저 밑에서 오토하가 자랐다는 게 7대 불가사의 수준.





카노 타카시/아키히코 [CV. 타치바나 신노스케/?]

카노 리츠코의 아들. 재수중/카노우 리츠코의 전 남편. 현재는 이혼.

타카시=카오리 속옷 도둑씨. 처음엔 기분 나쁜 띨한 놈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띨한 놈이어서 허탈했다. 사건 진상 밝힐 때는 의외로 빠릿한 면도 있었나 싶었지만, 뒷처리 못 하는 거 보고 그럼 그렇지 했다. 저 놈 때문에 전체 배드엔딩에서 죄 없는 오토하까지 봉변 당한 걸 생각하면 그냥 콱.

아키히코는 뭐, 그냥 찌질한데 가끔은 쓸모 있을지도 모르는 놈. 리츠코 그 츤츤거리는 아줌마가 도대체 얘 뭘 보고 결혼했는지 알 수가 없다. 마츠타로한테 실연 당해서 훼까닥 돌았나 봐.





토키에 [CV. ?]

미사와가의 가정부. 훌륭한 요리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미사와가의 식사를 담당한다.

첫인상은 기분 나쁜 할머니. 나중 인상은 속을 모르겠던 할머니.





총평 19禁 게임의 좋은 예
별점 : ★★★★★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컷



자료출처 : 엔하위키
http://mirror.enha.kr/wiki/%EB%AF%B8%EC%9C%A1%EC%9D%98%20%ED%96%A5%EA%B8%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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